[The PR Times] ‘실패’는 도전·혁신 필수요소…빨리 실패하고 제대로 일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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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도전과나눔 제54회 기업가정신 포럼 패널 토론 ①
경영 멘토 이홍 교수가 말한 ‘실패하는 비즈니스’의 이유
‘우리는 왜 도전하는가?’라는 주제로 6월 14일 열린 사단법인 도전과나눔 제54회 기업가정신포럼에서도 두 스타트업 대표의 발제와 별도로 최근 도전과 실패에 대해 깊은 인사이트로 주목받고 있는 전문가 패널 5인의 발제 같은 토론이 진행됐다.
‘실패하는 비즈니스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책을 낸 이홍 광운대 교수, 카이스트 실패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노준용 교수, 한경 AI경제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유난한 도전’이라는 책을 낸 정경화 토스 콘텐츠 매니저 등 각 패널들의 발언을 정리했다.
고객·기술·비용·수익모델…4개의 거울 통해 실수 돌아보자
국내 최고의 ‘경영 멘토’로 알려진 이홍 광운대 교수는 한국의 도전 문화와 관련해 “한국에서 어떤 분들은 번지점프를 하는데 무모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의 ‘실리콘밸리에서 도전은 번지점프와 같다’는 말에 빗대어 한 말이다.
이홍 교수는 ‘무모한 번지점프’ 현상을 스키 강습에 비유해 설명했다. 일반적인 스키 강습에서는 제일 먼저 ‘넘어지는 법’을 가르치고 두 번째로 ‘스틱 버리기’를 가르치면서 다치지 않는 법을 먼저 배우게 하는데, 한국에서는 가장 빠르게 스키를 배우는 방법이 일단 제일 높은 데 올려다 놓고 ‘알아서 내려와 봐’하는 식이라는 말이다.
이 교수는 실패를 하더라도 그 전에 공부를 좀 하고 했으면 좋겠다면서 최근에 낸 책 『실패하는 비즈니스에는 이유가 있다』의 부제인 ‘비즈니스의 실수를 일깨워주는 4가지 거울’ 개념을 소개했다.
4가지 거울은 △고객을 비춰보는 거울 △자신의 기술을 돌아보는 거울 △비용을 비춰보는 거울 △돈 버는 방법(수익모델)을 비춰보는 거울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잘못된 생각 중의 하나가 처음부터 ‘비즈니스 모델’을 물어보고 페이백이 어떻게 되는지, ROI(투자수익률)는 어떨지 따지는 것”이라며 “시작점이 거기 있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수익을 먼저 생각하면 엉뚱한 실수를 하게 된다”고 지적한 이 교수는 한국 맥도날드가 자꾸 M&A 매물로 나오고, 미국에서도 맥도날드와 관련된 갖가지 사고 소식이 계속 들리는 이유는 회사의 수익모델이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햄버거를 파는 회사가 아닌 임대사업자로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종업원에게 허술하게 대하고 좋은 재료를 투입할 생각도 하지않으면서 맛을 내는데도 소홀해진다는 것이다.
이어 버버리가 이미지 노후화로 젊은층에 외면 받던 시기, 매출 감소세를 벗어나려고 중국에서 대리점 사업 허가를 마구 내줬다가 중국 대리점들의 연중 세일로 럭셔리 이미지 자체가 완전히 희석되는 위기에 빠졌던 사례를 언급했다.
버버리는 대리점 허가 회수와 럭셔리 이미지 회복에 엄청난 비용을 들인 후에 다시 럭셔리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되살릴 수 있었다. 버버리의 실수처럼 비용에만 집중하면 비즈니스가 망하게 되는 원리를 이 교수는 망하는 음식점이 에어컨과 전등을 꺼놓는 모습을 들어 설명했다.
이홍 교수는 또한 시장과 고객은 못보고 기술만 보다가 낭패에 처하는 경우로 일본 기업들의 사례를 들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아 폭발·화재 위험성이 사라지는 전고체배터리는 도요다에서 제일 먼저 시작했지만 상용화 일정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
그래서 전기차를 급하게 만들어냈는데, 주행거리 200km짜리 배터리를 장착했다. 일본에서 자동차는 다 출퇴근용이라 200km면 충분하다고 판단한 건데, 가끔 주말에 장거리 운행하는 사용 행태와 배터리 방전에 대한 불안 등 소비자를 전혀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실수였다.
이 교수는 “어떤 비즈니스라도 처음부터 고객 읽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공부하고, 내 기술을 어떻게 고객에 맞출지, 어떻게 비용을 통제할지 등을 고민해야한다”며 실패에서 학습이 일어나야 회복탄력성이 생기고 다시 새로운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고 덧붙였다.
김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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