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 Times] 네이버, 초거대 AI ‘하이퍼 클로바’ 출시 1년 늦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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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도전과나눔, ‘초거대 AI시대’ 주제 기업가정신 포럼 패널토론
이경전 “네이버 성공은 빠른 분사 덕…클라우드 분사시켜야”
정종기 “생성AI는 빙산 밑 황금 캐기…일단 닥치고 활용해야”
지용구 “IT, 쇼핑 취급하면 안된다…느리면 진짜 위험한 시대”
이용관 “투자자로선 여러 핵폭탄 터진 상황…최고보다 최초”
네이버클라우드에서 올해 7~8월경 초거대 AI ‘하이퍼 클로바X’를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하이퍼 클로바X의 이전 버전으로 지난해 8월 서비스가 시작된 ‘하이퍼 클로바’가 네이버 본사의 압박 때문에 개발 완료 후 1년 이상 공개가 늦춰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AI빅데이터 경영학자인 이경전 경희대 교수가 ‘네이버는 이미 큰 회사여서 잃을 게 많다’며, 네이버클라우드의 AI 솔루션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네이버의 그늘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언급한 이야기다.
이 교수는 OpenAI의 챗GPT가 일반에 공개된 지난해 11월보다 압도적으로 빠른 2021년 5월에 개발을 완료한 하이퍼 클로바가 그나마 늦춰진 출시 조차 정부의 AI모델 지원사업에만 투입하고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는 바람에 임팩트가 크지 않았다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이 교수의 발언은 사단법인 도전과나눔(이사장 이금룡)이 5월 17일 ‘초거대 AI시대’를 주제로 개최한 제53회 도전과나눔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나왔다.
포럼에는 이경전 교수를 비롯한 7명의 AI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토론 패널로 참가했다. 포럼 주제 발제는 당초 예정된 발제자였던 이건복 마이크로소프트 솔루션사업부 상무와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이사 두 사람에 더해 메신저 챗봇 AskUp을 개발한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긴급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발제후 이어진 토론에서 나온 7명의 전문가 패널들의 주요 발언을 요약·정리했다.
장병탁 “발전 방향 무궁무진…로봇과 시너지 기대”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여러 AI 중에 챗GPT가 유독 빨리 발전한 배경에 인류가 그동안 축정해온 방대한 문헌의 디지털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병탁 원장은 다음 단계를 생각하면, 인간이 정보의 80%를 얻는 시각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그 뒤를 이어 촉각 등 여러 감각이 더해져 결국 진정한 의미의 ‘이해’ 단계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원장은 “AI산업의 발전 방향은 무궁무진하다”며, 그동안의 로봇공학연구는 로봇을 기계공학이나 하드웨어 중심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AI연구와 로봇산업이 결합하면 큰 시너지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경전 “네이버클라우드 분사해야…ASkUp 투자 하고파”
이금룡 이사장이 25년 전 삼성물산 재직시절 첫 가르침을 받은 후부터 모시는 첫 인터넷 스승이라고 소개한 이경전 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챗GPT 등장 이전에 AI부문을 합병시킨 선견지명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이날 네이버측의 포럼 발제가 한국 시장 중심인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글로벌 방향의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경전 교수는 “삼성의 이병철 회장님이나 이건희 회장님이 삼성전자 반도체를 한국에 팔려고 만드신 건 아니잖냐”며 “네이버가 그런 위기의식을 가지길 바라기 때문에 몇 달 전부터 하이퍼 클로바를 분사하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네이버클라우드 또는 네이버 AI팀이 네이버 본사로부터 빠른 서비스를 못하게 굉장히 많은 압력을 받고 있다”며 “이미 크고 명예로운 회사여서 혐오 발언 등의 문제로 큰 실수를 하면 난리가 나기 때문에 2021년에 하이퍼 클로바를 개발해 놓고도 1년을 묵혔다”고 말했다.
이경전 교수는 하이퍼 클로바가 작년 8월에 겨우 발표됐지만, 정부 사업으로 천만원씩 비용을 내면서 쓰게 했기 때문에 일반에는 임팩트가 없었다면서, 챗GPT-3보다 빠른 시점이었던 작년 8월에 무료로 온라인에 오픈했다면 훨씬 임팩트가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오늘날의 네이버가 있을 수 있는 것은 남궁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삼성SDS 대표시절 네이버를 흔쾌히 분사시켜줬기 때문이라며, 네이버도 지금 흔쾌히 하이퍼 클로바를 분산시키라고 조언했다.
“구글·네이버는 열심히 할 이유가 없는 회사”
이 교수는 “경영학적으로 보면, 구글이나 네이버는 열심히 할 이유가 없는 저무는 회사”라며 AI 서비스 도입에 저항하는 듯한 태도를 지적했다. 구글의 바드에 대해서도 “여전히 하기 싫은 게 좀 보인다”고 꼬집었다.
“저무는 기업이라 생각되던 MS가 AI에 대해 중요한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OpenAI 창업자들에 흔쾌히 투자하고 손을 잡은 것은 모범사례”라 언급한 이 교수는 “한국에서도 스타트업과 대기업들이 이렇게 사명감을 가지고 협업하는 사례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AskUp을 서비스중인 업스테이지에 대해 “챗GPT를 이용한 최초의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 이경전 교수는 “지금 투자하고 싶은 단 하나의 회사가 있다면 업스테이지”라고 극찬하면서 김성훈 대표가 어머니를 위해 AskUp을 개발했다는 스토리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의 토론 발언에 대해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하이퍼 클라우드 출시를 일부러 늦춘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우선 밝혔다.
김 대표는 특히 시대를 주도하면 좋지만 일단은 큰 파도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우선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세상이 하나의 기술과 하나의 시장으로 이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자신들만의 강점을 가져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제에서 한국어를 강조한 이유에 대해 일본어·아랍어 등 비영어권 국가들의 공통적 고민이라는 맥락 속에 글로벌 비즈니스 전개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한 김 대표는 절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면서도 네이버클라우드 분사 이야기는 회사 이사회에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종기 “일단 닥치고 활용해야할 때”
오라클 부사장 출신인 정종기 한국인공지능인재개발원장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연구했고 기업강의도 하는데, 요즘 강의에서는 ‘챗GPT 이론은 교수님들에게 맡기고 그냥 닥치고 활용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기 원장은 보안 이슈 등의 문제로 많은 기업들이 자신만의 챗GPT를 만들 수밖에 없다며, 이미 주목받고 있는 NVIDIA의 GPU사업과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외에 챗GPT로 특수를 노릴 수 있는 부분은 클라우드 서비스 쪽이라고 내다봤다.
정 원장은 챗GPT의 핵심이 단순한 ‘질문-대답’ 아래 빙산처럼 어마어마한 황금 덩어리를 끄집어내는 프롬프트 기술에 있다며, 그런 질문들을 모아 기업의 지능화를 앞당길 수 있는 데이터뱅크를 만들면 특정 업무 담당자가 퇴사·이동하더라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현업 관리 업무와 개발을 통틀어 챗GPT 만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가 없다”고 강조한 정 원장은 구글, MS, 네이버 어느 회사가 주도권 경쟁을 이기는가보다 ‘우리 회사, 우리 비즈니스’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포커스를 맞추자고 강조했다.
지용구 “느린 결정이 굉장히 위험한 시대”
지용구 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는 더존비즈온이 만드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자동차산업에 비유하면 완성차를 만드는 것과 같다며, 요즘은 어떤 AI엔진을 우리 제품에 얹혀야 될까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지용구 대표는 근래 만나본 CEO들 중에 IT를 ‘내가 잘 몰라도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있는 제품중에 그냥 골라서 하나 쓰면 되는’ 쇼핑으로 생각하는 분이 많다며,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면 굉장히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70% 확신이 들면 결정하라”고 조언한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의 말처럼, 지금은 틀린 결정과 느린 결정 중에서 느린 결정이 굉장히 위험한 시대를 맞고 있다고 확실하게 말하고 싶다고 지 대표는 강조했다.
이진형 “생태계 변화 촉발…데이터 패브릭 주목해야”
이진형 데이터마켓팅코리아 대표는 “요즘 우리 회사 영업을 챗GPT가 다 해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하고는 MS, 구글, 네이버 등 AI솔루션을 개발·서비스하는 업체들과 이를 활용하는 기업의 입장은 다르다고 단언했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기업 데이터는 전혀 정리되지 않고 흩어져 있어서 이를 DB화하고 연결하는 데이터 페브릭(Data Fabric)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거대AI 모델을 잘 활용하는 시대가 오기 위해서는 AI 생태계를 만드는 고도의 영역과 별개로 데이터를 정리·연결·접목시키는 업무를 개발하는 영역도 병행돼야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마케팅 분야에서 영상 만들고 광고 찍을 때 진짜 어려웠던게 ‘글쓰기’였다면서 잘 쓸 수 있는 직원은 회사를 잘 몰라서 뭘 쓸지 모르고, 그걸 다 아는 회사 대표는 글이 안되는 것이 문제였는데 챗GPT는 그냥 누르면 나온다고 지적했다.
“기존에 있던 솔루션들을 들어가보면 어마어마한 기능들이 생기고 있다”며 “그 개발자들이 신난 것 같다”고 언급한 이 대표는 “챗GPT가 촉발한 것은 생태계의 변화고, 그 생태계가 광고나 마케팅, 영업, 상품기획 등에 모두 영향을 주는 시대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기현 “학습 분석 틀 격변…신뢰성 연구 궁금”
카이스트 박사 출신인 박기현 테크빌교육 에듀테크부문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교육 전문가인데, 교육 분야가 굉장히 보수적이어서 기술과 교육을 결합·접목하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에듀테크 분야에서 AI를 가장 많이 접목하는 부문이 맞춤형 학습이라며, 이제까지의 학습 분석 틀이 완전히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한 박기현 대표는 개발 회사들이 AI의 신뢰성 향상을 위해 어떤 방향의 연구를 하고 있는지 질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용관 “여러 개 핵폭탄 터진 상황…최초가 되라”
60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한 국내 최고의 기술투자 회사라고 소개된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이용관 대표는 “투자자 입장에서 굉장히 여러 개의 핵폭탄이 터진 상황”이라고 현재의 투자환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모바일 혁명 때 다른 산업들이 조용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경기 자체가 안 좋은데 챗GPT 같은 엄청난 기술도 나왔고, 에너지와 모빌리티 등 굉장히 많은 부분들이 동시에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사업을 잘 운영중인 분들은 굉장히 공포감이 있는 상황이고, 또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은 그 공포 뒤에 굉장히 큰 기회가 있는 상황”이라 언급한 이 대표는 “사업할 때 중요한 룰이자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최고보다는 최초가 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성능이 매년 최소 두 배에서 10배씩 바뀌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기존에 있는 것을 ‘개선’하는 아이템은 처음부터 시작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1900년대 전후의 미술사 회화 중흥기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언급한 이 대표는 AI의 등장으로 콘텐츠란 무엇이고 창조물은 어떤 것이냐에 대한 근본적 고민과 자극들이 훨씬 더 새로운 혁신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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